빛을 찾아서(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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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화살표를 따라가라.
24살 둘레길 여행. 이제 나도 스무살이 아닌, 스무살과 멀어져 정말 세상으로 나가는구나. 절감하며 쑤진과 여름 여행을 떠났다. 역시나 마구잡이로 떠난 여행. 시험기간에 공부가 안되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마지막 시험 치는 날, 내 몸통만한 배낭에 이것저것 챙겨 매고 전공시험을 치러갔다. (누가봐도 시험치러가는 사람이라기 보단 집나온 사람.ㅋㅋ) 시험을 후다닥 치자마자 교수님께 인사드리고 학교를 도망나와 사상으로 튀었다. ^--------^ 친구와 둘레길 책자를 보며 3, 4코스를 이틀에 걸쳐 걸었다. 우린 빨간색 화살표를 보며 걸었는데... 뭔가 그 다음으로 간다는 건 정말이지 설레는 일이다. 다음 붉은 화살표를 기대하며 내딛는 발걸음. 그리고 그 화살표 따윈 다 잊게 만드는 자연의 풍경과 풀냄새. 우리..
2011.07.07 -
길
깨끗하게 닦여있는 길이 당연히 좋긴 하다. 걷기 편하니까. 하지만 초여름의 태양과 함께라면, 피어있는 들꽃들과 함께라면, 아스팔트길보다 흙길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인간이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몸의 온 시스템을 돌리듯이 흙길은 뜨거운 태양을 받아 식혀내고, 들꽃에 자리를 양보해준다. 그런 점에서 둘레길을 걸을 땐 흙길에 내려놓고, 흙길에 걷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2011.07.07 -
물길 20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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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에서 만남
쉼터에서 만나 함께 4코스를 걷게 된 새로운 인연!! 4코스의 대구 아줌마?ㅋ 쉼터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4코스를 걸었다. 우리가 아직 대학생이라는 사실에 매우 부러워하셨으며... (이번학기로 끝인데 ㅠㅜ) 적은 돈 탈탈털어 이렇게 흙을 밟으며, 쉴 수 있고,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엄지를 세워주셨다. "학생 나이 때, 여행도 다니지 않고 공부한다고, 남들보다 앞서고 먼저 자리 잡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괜찮아요. 전 또 여행다녀오면 연구실에 쏙 들어가버릴테니까...ㅠ_ㅠ 그리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스물 네살...ㅋㅋ 이렇게 쉬고, 이렇게 좋은 선배에게 인생을 배우며 여행했으니, 이젠 또 시작해보죠! ^-^
2011.07.07 -
지리산 둘레길 4코스에 유일한 쉼터!
대구에서 오셨다는 아주머니. 쉼터가 많은 3코스와는 달리 4코스에는 쉼터가 여기 한 곳 밖에 없었다. 그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 곳이었는데,, 아주머니가 엄청 잘해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역시 난 아직 새파란 어린아이다. 이런 지혜와 연륜을 숨기고 계신 어른들의 말씀은 정말 내겐 많은 느낌을 준다. 내가 나이를 먹었을 때, 여전히 쓸모있고, 매일 변하고, 고결한 에너지가 흐르고,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빛이 되고 싶다.
2011.07.07 -
길 201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