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

2011. 3. 27. 14:17빛을 찾아서/전주 고창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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